‘철없는 손미화’라 불릴 정도로 20대엔 신나게 세상을 즐겼다. 그런데 성격상, 대수롭지 않은 일도 ‘왜 그럴까?’하며 꼭 짚고 넘어갔다. 이런 습관은 교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믿을 수 있는 증거가 부활’이라는 말씀은 내게 끝없는 의문이었다. 왜 과학적이고 논리적으로 설명하지 못하고 살아났다고만 하는지 답답했고, 성도들이 부활의 말씀에 감격하는 모습에 오히려 화가 났다. 세상으로 갈 수도 없어 이제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문제를 해결해 주실 때까지 먹지도 않고, 이 방에서 나가지도 않겠다.’며 기도했다.
교회의 ‘부활’ 책자를 읽는데 ‘예수께서 다시 살아나신 후에야 제자들이 이 말씀하신 것을 기억하고 성경과 예수의 하신 말씀을 믿었더라.’는 말씀이 나를 강타했다. 이미 알고 있던 말씀이 새삼 마음에 지진을 일으킨 것이다. 하나님께서 ‘봐라. 미화야. 제자들이다. 부활을 보았던 증인들이 여기 있다.’고 하시는 것 같았다. ‘이럴 수가! 진짜구나! 제자들이 봤구나! 정말 지금 살아 계시는구나!’
예수님의 부활을 보고 전하다 순교한 수많은 증인들을 보며 논리와 과학으로 부활을 풀려던 나는 완전히 무너졌다. 가슴을 치고 통곡하며 예수님을 믿지 않았던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나의 주인으로 고백했다. 부활은 모든 사람이 믿을 수 있는 근거였다.
어느 겨울, 퇴근해 아파트에 주차를 하고 문을 열려는데 어떤 남자가 들이닥쳤다. 그리고 순식간에 조수석으로 밀어 붙이고 시퍼런 칼을 목에 갖다 대며 위협했다. 숨 쉴 수 없는 공포에 입은 얼어붙고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었다. 강도는 오른손으론 칼을 내 목에 대고 왼손으로 차를 운전하여 한적한 공사장에 차를 끌고 가 테이프로 몸과 손을 의자에 여러 번 감았다. ‘이제 나는 끝이구나. 이렇게 죽는구나!’ 하는 순간, 내게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어? 나 지금 죽어도 천국인데! 그럼 오늘 예수님 곁에 가겠구나!’ 거짓말처럼 두려움은 한순간에 사라지고, 오늘 천국에 가면 예수님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로 마음이 설레고 기뻤다. 그리고 지갑을 뒤지는 강도가 무서운 게 아니라 너무나 불쌍해 보여 잠시의 머뭇거림도 없이 “예수님 믿으세요?”라는 말이 툭 튀어나왔다. 강도가 어이없었던지 “너나 믿어!”했다. 그런데 나는 천국이고, 이 사람은 지옥이라는 생각에 멈출 수 없었다. “하나님이 살아 계세요. 지금 이 모습도 보고 계세요. 정말 예수님이 부활하셨어요. 이 땅이 끝이 아니고 영원히 사는 천국이 있어요. 지금 회개하고 예수님 믿으면 천국에 갈 수 있어요.” 성령께서 강권적으로 나를 끌어가셨다. 강도는 대답없이 나를 1시간 30분간 끌고 다니며 현금지급기에서 돈을 꺼낸 뒤 다행히 풀어주었다.
강도를 만나 죽음 앞에 서보니, 아무리 예쁘고 돈이 많아도 죽으면 끝이었다. 그때부터 내 가치관은 완전히 달라졌다. 결혼 후, 휴식기를 거쳐 아이들을 위해 일하기 시작했다. 돌봄교실에서 만난 1, 2학년 아이들에게 엄마처럼 정성껏 간식도 만들어 주며 사랑으로 섬기니 많은 아이들이 마음을 열고 예수님을 영접했다.
아이 둘이 어느 정도 크자 다시 어린이집 교사로 돌을 갓 지난 아이들을 맡았다. 그들에게 무엇을 해주어야 하는지 성령께서 알려 주셔서 하나님의 사랑으로 그 아이들을 품었다. 그 사랑이 흘러 부모님들이 감사의 반응을 했다.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을 섬긴 것처럼 나도 날마다 복음으로 아이들을 섬기는 삶을 살아갈 것이다.
손미화 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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