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정선 시골에서 딸 넷 이후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사랑을 독차지했다. 4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는 딸들은 안중에도 없이 내게 모든 것을 쏟았다. 그런데 나는 말썽만 피우는 사고뭉치였다. 조정선수로 운 좋게 대학에 들어갔지만 구타가 심해 바로 자퇴를 하고 돌아와 오토바이에 미쳐 자장면 배달을 했다. 그러다 25t 트럭과 정면충돌해 전신마취로 7번의 수술을 했으나 의사는 결국 팔을 잘라야 한다고 했다. ‘저 놈 성격에 팔을 자르면 그냥 죽는다.’는 가족의 통사정으로 자르지는 않았지만 ㄱ자로 팔이 굽은 불구자의 절망에 술, 도박, 본드, 게임, 싸움 등 대책 없는 삶을 살았다.

게임방과 술집을 전전하던 어느 날, 누나가 용돈을 준다고 자신이 일하는 춘천한마음교회에 놀러 오라고 했다. 심심하기도 하고 용돈도 탐이 나서 춘천행 버스를 탔다. ‘쟤는 여기서 3일 버티면 많이 버티는 것’이라고 했지만, 며칠 지내는 사이에 나는 상상 못할 장면들을 보았다. 교회 분들은 대책 없는 내게 진심으로 잘해주었고, 하나같이 기쁘게 사는 성도들의 모습은 정말 충격이었다. 갑자기 나도 저들이 믿는 하나님을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어느 형제의 권유로 요한복음을 읽었다. 놀랍게도 예수님은 2000년 전에 내 죄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나의 주인이심을 알려주기 위해 부활하셨다는 사실이 내게 실제가 되었다.

그리고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라’는 말씀이 비수처럼 마음 가운데 꽂혔다. 또한 내가 마음 문을 열면 부활하신 예수님이 내 안에 들어오셔서 나와 함께 하시겠다는 말씀의 감격을 주체할 수 없었다. 부활로 예수님이 하나님 아들임을 깨달은 순간, 엉망진창으로 살아 온 지난 시간들이 죄송하여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어머니의 마음을 찢고, 집안의 돈을 다 털어먹고, 누나들 괴롭히며 술 먹고 사고 쳤던 시간들 모두가 내가 예수님을 믿지 않았기 때문임을 알게 되자 바로 그 자리에서 회개하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영접했다.

내 인생이 역전되기 시작했다. 전철, 버스 가리지 않고 복음을 전하러 다녔고, 직장에서 3개월을 버티지 못했는데 7년 동안 학원버스 기사를 하며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지혜롭고 예쁜 아내를 만나 두 아들을 두었고 과일가게를 시작했다. 좋은 과일로 손님들을 주님처럼 섬기며 복음을 전하자 주위에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어느 날부터는 TV와 신문, 잡지에 보도되기 시작했다. 10평짜리 가게로 시작했는데, 직원이 10명이 넘고 50평이 넘는 매장으로 옮겼다. 1주일에 600~800건이 넘는 주문 과일을 배달할 때엔 복음을 가득 실은 전도지를 함께 전한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다. 전도지와 각종 매체의 보도와 영상을 보고 계속 사람들이 몰려들어 몇 년 사이에 지역에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어느 날, TV를 본 30대 청년이 과일을 배우겠다고 찾아왔다. 그는 대화 중에 복음을 받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영접하고 함께 일했다. 그런데 1년 후, 암이 발견되어 투병 6개월 만에 ‘예수님을 믿고 공동체와 함께 한 1년이 가장 행복했다’는 말을 남기고 주님 품에 안겼다.

내겐 특별한 사업 계획이 없다. 좋은 과일로 사랑으로 섬기고, 기쁘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 내 삶의 목표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같이 천국에서 주님 만나는 날을 소망하며 오직 복음을 들고 주님이 인도하시는 대로 순종할 뿐이다.

임성기 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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